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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앙지계'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9.02.19 원앙

원앙

nature 2009.02.19 08:57

이 세상에서 가장 금실좋은 부부 … 화려하고 단아하게 사랑을 하고 자식을 낳고 행복한 여정을 향하는 새가족, 각박한 인간의 사랑을 일깨운다.

금실 좋은 부부를 나타낼 때 흔히 원앙을 견주곤 한다. 진(晋)나라 때 최표(崔豹)는 '고금주(古今注)'에서 "원앙은 물새다. 오리의 일종으로 암컷과 수컷이 서로 떨어지지 않는다. 사람이 한 마리를 잡아가면, 남은 한 마리는 제 짝을 그리다가 죽고 만다. 그래서 원앙을 필조(匹鳥), 즉 배필새라 한다"라고 적고 있다.

옛사람들은 신혼부부가 쓸 침구에 한 쌍의 원앙을 수놓은 것도 따지고 보면 언제나 붙어 다니며 떨어지지 않는 원앙의 사랑을 본받아 평생 해로하라는 축복의 염원에서였다. 그래서 신혼부부의 이불과 베개를 각각 원앙금, 원앙침이라고 부른다.


▲ 암컷은 산란부터 포란, 부화, 육아까지 도맡아 하는 모습이 마치 어머니의 모습 같다.

원앙에 대한 이야기로는 적합한 배필을 만났음을 이르는 말로 '원앙이 녹수를 만났다', 금슬이 아주 좋은 부부 사이를 원앙지계(鴛鴦之契)라는 말을 쓴다. 또 쓸데 없고 보람 없게 된 사람의 처지를 이르는 말로는 '짝 잃은 원앙'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실제로 원앙의 생태를 보면 생각처럼 사이좋게 일생을 함께 사는 새가 아님을 금방 알 수 있다. 원앙의 부부관계는 번식기에만 유지되고, 번식기가 끝나면 각자 행동한다. 또 이듬해에는 다시 새로운 짝을 찾아 구애행위를 시작, 해마다 자기 짝을 바꾸는 체인징 파트너(changing parter)를 한다. 혼례식에서 주례가 원앙같은 부부로 잘 살기 바란다는 것이 수사학적으로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동물 생태적으로는 1년에 한 번씩 이혼하고 새 사람을 구하라는 뜻이 된다니 참 우스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원앙이 다정한 부부의 사랑을 상징하는 새로 자리잡은 이유는 번식기 동안 잠시도 떨어지지 않고 함께 행동하는데서 연유했을 것이다.


현대사회 가족상은 양은냄비처럼 쉽게 달아오르고 또 쉽게 헤어지는 젊은 부부들이 느는 등 가족해체, 가정붕괴라는 말이 자주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는 상황이다. 한 쌍의 부부로 맺어져 생사를 초월하는 애틋한 부부애를 실천하고 지극한 자식사랑을 하는 원앙은 인간의 귀감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류 중 가장 화려하고 단아한 모습을 갖고 있는 원앙의 번식과정을 취재하기 위해 두 달여 가까이 쫓아다니게 됐다. 부화 시작 28일 만인 지난 17일 12개의 알 중 9개가 부화했다. 깃이 젖어 있는 상태에 눈을 뜨지 못한 새끼들과 부화하지 못한 3개의 알이 함께 있는 상태였다. 처음 포란에 들어갔을 때 원앙의 둥지에는 알이 10개 있었으나 어느 날 갑자기 2개가 늘어났다. 아마도 둥지를 찾지 못했던 다른 암컷이 산란이 급해 실례를 한 것으로 보였다.

부화 하루가 지난 18일 새벽, 어미의 신호를 들은 새끼들은 둥지 속에서 기어 나와 밖으로 뛰어내리기 시작했다. 병아리처럼 뒤뚱거리는 10마리의 새끼들이 둥지에서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채 2분이 걸리지 않았다. 둥지를 나온 새끼들은 어미를 따라 풀숲을 헤치며 물가로 이동을 시작했고 이내 물가의 풀숲으로 몸을 숨기고 세상 적응에 들어갔다.

새끼는 모두 10마리가 부화, 둥지를 떠났지만 1마리가 늦게 부화하고 둥지에서 뛰어내릴 때 부상으로 어미를 따라 다니지 못하고 뒤처져 버렸다.

계곡물에 익숙해졌는지 새끼들은 어미의 곁을 놓치지 않고 따라다니는 모습과 하천이 어우려져 마치 한 폭의 그림과 같아 보였다. 새 생명으로 태어난 원앙 새끼들이 아름다운 모습으로 잘 성장하길 바라며 한 동안 그들의 모습을 지켜보았다. 우희철 기자


2008년 5월 23일 충청투데이


Posted by 우희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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